10월의 마지막 날, 안경을 샀다. 안경을 쓰고 나서야 알았다, 내가 이렇게 희미한 세상에 살았단 것을. 하지만 사실 희미한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내 눈이였겠지. 책 볼 때나 폰 할 때는 쓰지 않을 것 같지만 밖에서는 써야할 것 같다. 어릴 때는 안경을 쓰고 싶어서 누나랑 같이 일부러 티비에 머리를 가까이 들이밀고 보곤 했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네.
안경사가 선심 쓰듯이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이 들어간 렌즈로 무료로 업그레이드(?) 해준다고 했을 때 확실히 말했어야 했는데 바보 같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아니 안경사 양반 난 돈이 없어서 그 렌즈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오차 없는 색감으로 보고 싶을 것일세", 라고 왜 말하지 못했을까. 그래도 테보다도 렌즈는 더 자주 바꾸는 것이니깐 또 사지 뭐. (아니 부자도 아닌데? 1년은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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