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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제길 나 이렇게 살았어/나의 하루

211228 새벽 두시반

 

     오늘은 아니... 그러니깐 어제 월요일은 오후 두시반에 퇴근하고 카페에 가서 네시 정도까지 책을 읽다가 집에 왔다. 조금 어지럽기도 했고,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서 7시에 그냥 누워서 잠들어버렸다. 그래서인가 지금 잠시 깨어버렸네.

    꿈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취재하는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영화제 주제가 퀴어였다. 그리고 어느새 나도 현장에 가있었고 비가 오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풀밭에 앉아서 "퀴어가 여기 있다"하고 외치고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전철을 타러 가려하는 그때 오래된 친구 한 명을 만나서 계속 따라갔는데 이름이 도통 생각이 안 났다. 일종의 자각몽이었던가 "여기는 내 꿈 속이고 내 머리 어딘가 속에 분명 네 이름이 있을 거야"라고 하면서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봐도 생각이 안 나서 참 답답했는데, 잠에서 깨자마자 딱 생각이 났다. 그래... 머리 어딘가 있었던 거야.

    정말 희한했던 건 잠에서 깬 순간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는 것이였다. 여기가 고등학교 기숙사인가, 밀양에 집인가. 내가 지금 학생인가. 헷갈렸다. 천장에 손을 대고는 여기는 2층 침대이고 울진이고 나는 학생이 아니라 직장인이다,라고 깨달은 것 같다. 뭔가 아쉬웠다, 내가 학생이 아니어서.
    깨기 직전에 꿈속에서 밀양집에서 엄마가 누나를 위해서 도시락을 싸주고 있었는데 누나는 졸업식이 3월 7일이라고 했고, 나는 잘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챔픽스의 부작용일까. 꿈을 되게 많이 꿨네. 또 하나는 '악마'와 같은 존재가 나에게 나타나서는 내가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는데도 방관한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그런 적이 없는데 꿈속에서는 그게 진짜 일어난 일처럼 느껴졌다.) 그 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언어를 빼앗아 가겠다고 했다. 그 순간 내 앞에 있는 존재는 나에 대해 안다고 하면서 언어란 것이 음성 언어 뿐만 아니라 수어도 있다는 사실과 내가 잠시 수어를 배웠다는 사실은 모른다고 생각이 들자. "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아는데!" 하면서 화를 내자. 갑자기 또 잠에서 깨었다. 근데 아마 이건 몽중몽, 꿈 속에서 깨었지만 또 꿈 속이였던 것 같다.

    참으로 개꿈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