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래 제길 나 이렇게 살았어/나의 하루

210531 조급함과 성급함

 

    오늘은 여섯 시가 되지 않았는데 눈이 떠져서 그냥 샤워를 하고는 거실에서 노래를 듣다 책이나 읽자고 하고 들어온 방에서 이렇게 타이핑을 하게 됐다. 한동안 블로그도 하지 않았고, 일기도 거의 쓰지 않았다. 힘들고 우울할 때가 아니라 이런 평온한 날들에 혹은 행복한 나날들을 어딘가 기록해놓는 것을 해보기로 했다. 언젠가 힘든 날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최근, 우울증에 많은 차도가 있었는데 두 가지 말이 그것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인정이다. 여러가지 사건과 상황으로 자기 비하가 시작되려 하거나 우울에 잠식되려 하기 전에 그러한 감정들과 내게 그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노력하니 마음을 편히할 수 있었다. 또 내가 자주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상황 중 하나는 타인과 대화가 버거울 때인데 어떤 사람과는 대화가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더 이상 힘을 쏟으려 하지 않게 되었다. 확실히 나는 타인에게 바라는 것, 특히 존중받기 원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 그것을 적절하게 만족시켜줄 수 없는 상대가 많지 않다는 것 또한 인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하나는 연습이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언제 끝나도 이상하지 않은 영화와 같은 것이다. 어떤 영화는 결말이 애매모호하여, 끝나도 끝나지 않은 것 같은 것들이 있다. 혹은 그 전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라 할 수도 있겠다. 너무 상투적인 말이지만 "오늘 죽을지도 모르는 인생"이라는 것은 지금이 결말이 될 수도 있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또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것이기에 지금 나의 모습이 결말 혹은 완성형이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 것인데 그것은 연습을 통해서 가능한 것일테다. 새로운 친구나 연인 관계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내 마음은 너무도 조급해지고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그것이 쉽게 자기 비하로 이어지기도 해서 날 많이 힘들게도 했는데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 있다면 바라는 방향을 위해서 연습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의 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고 더욱 내가 바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누가 그랬지?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다." 오늘은 월요일 조금은 바쁘면서도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 분명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해야할 것들이 지금도 머리 속에 떠올라서 막막하게 하지만 하나씩 좌절하지 안하고 하면 설거지 하듯이 하나씩 하면 내가 못할 건 내 업무에서 없겠지, 뭐.
    아니면 맘에 안 들면 짜르던가 이런 마음으로 해본다.

'그래 제길 나 이렇게 살았어 > 나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0718 여름 싫다.  (0) 2021.07.18
210711 수많은 일요일 밤 중 하루  (0) 2021.07.11
210707 장마  (0) 2021.07.07
210706 정말 오랜만에 일기  (0) 2021.07.06
210425 슬프다  (0) 2021.04.25
210302 자야겠어요.  (0) 2021.03.02
210224 キバノロ(牙獐)  (0) 2021.02.24
210205 내가 돌아갈 곳  (0) 202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