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운하다. 고맙다는 말도 듣지 못하고 오히려 짜증난다는 소리를 들었다. 속상하다. 마음을 쓰지 말아야겠다. 항상 겉은 참 멀쩡한데 속만 상한다.
2. 내일 그리고 또 그 다음날 살아갈 것이 막막하게 느껴진다.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꽤나 오랜만에 찾아왔다. 누군가 내가 SNS에 우울한 게시물을 올린 것을 보고는 "난 이러는 네가 참 싫다" 이런 말을 했는데 난 그 말이 너무도 싫었다. 이해는 간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기 싫은 것이 아니라 그가 힘들어 하는 모습이 너무도 가슴 아프기에 그것이 보기 힘드니깐. 어찌됐든 우리는 옆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을거라고 믿고 싶은 것일지도.
3. 얼마 전에 “얘네들은 언제 이렇게 날아와서 싹을 틔워 꽃을 피웠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언제라고 오늘은 꽃은 지고 씨를 날릴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갑자기 옛날에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뭐하러 이렇게 꾸역꾸역 살려고 병원을 다니고 약을 먹고 상담을 받고 있는거지?” 나아지고 있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나아질 수 있다고 믿을 수도 없었기에 병원을 나서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런 생각을 끝내게 된 계기가 있는데 몇 백년이 지난 씨앗이 물을 주고 햇빛을 주면 싹을 틔우듯 그저 생명이기 때문에 내 안에도 어쩔 수 없는 삶에의 의지가 있을 뿐이다, 라고 인정(?)한 순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실존은 투쟁에서 나온다”, 라고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실존에 뛰어들기 이전에도 생명은 일단 살아가도록 되어있는 것 같다.
4. 조금 쉬고 싶다. 아니 그냥 자고만 싶다.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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