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감상/음악

무키무키만만수 - 투쟁과 다이어트

2020년에 사보에 적어 보낸 글을 찾았다.


2인조 그룹 무키무키만만수는 이 노래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투쟁을 하면 다이어트를 하게 되고, 다이어트를 하면 투쟁을 하게 된다."

    현대인에게 다이어트란 일상과도 같은 것이지만, 가을에는 맛있는 것도 많고 추석도 있어서 다시금 다이어트를 다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먹고 싶은 것 먹지 못 하고/배가 고파도 참아야하네" 라는 가사에 벌써 눈가가 젖어오네요. 누군가 예술에서 형식과 내용은 분리될 수 없다라고 했던가요. 절규처럼 들리는 난해한 창법은 그 자체로 노래에 힘을 보태줍니다.

    이 노래의 진가(眞價)는 끝에서의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살아야 하네"라고 정언적으로 자답하는 부분입니다. 인생을 어떻게[how](혹은 왜[why])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분명한 답을 내리고 살아간 위인들도 있습니다만,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 살아온 궤적이 결국은 질문의 답이 되어버리는 인생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노래에서의 정언적 명제는 살아서 증명하겠다는 다짐에 다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물론 다이어트에는 분명한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지 다이어트를 위해 살지 않습니다. 다이어트 얘기로 시작해서 니체적인 인생론으로 귀결하는 이 전복적인 노래를 "왜 내가 이러고 있나/아이고"라고 절규하시는 모든 다이어터들에게 응원의 인사와 함께 전합니다.

    투쟁!

 

'나의 감상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XX아들같이  (0) 2023.02.13
[CD] 국외  (0) 2021.07.18
[CD] 국내  (0) 2021.06.14
내가 뽑은 명반  (0) 2020.09.08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 젊은이  (0) 2020.03.10
Car, the garden 정규 2집 C  (0) 2019.11.07